“처음 봤을 땐 호기심이었고, 한동안 안 보였을 땐 기다려졌고, 다시 봤을 땐 이기고 싶었는데 주도권도 다 뺏기고 허둥거렸어.” 지난 봄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드라마 <더글로리 파트 2> 극중 대사인데요. 극 중 하도영은 자신의 아내에게 복수를 하러 온 문동은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것도 바람일까요? 오늘은 바람의 기준에 대해 나눠볼게요.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 바람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 사람
- 연인 말고 다른 사람에게 한눈판 적 있는 사람
- 연인의 환승 연애로 속 썩인 적 있는 사람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30) 님은 바람에 대해 “마음이 움직이면 바람의 전조증상”이라고 전했어요. 그는 자신이 바람의 기운을 뿌리치지 못한 대표적인 예라고 밝혔는데요. “직장에서 수요일마다 업무를 마치고 스터디를 했어요. 인원이 4명이었는데, 사람이 빠지다 보니 둘이 있는 경우가 잦았죠.” 그렇게 타 팀 동료와 저녁을 먹게 됐고, 그날 이후로 가까워졌다고.
”아무래도 직장이 같다 보니 나눌 얘기가 많았어요. 반면 애인은 취준생이라 대홧거리가 부족했고요. 각자 스트레스도, 목표도 다르니 할 얘기가 점점 줄어들더라고요.” 2년차 연애는 그렇게 권태기를 못 넘기고 끝났다고. “바람이라 딱 잘라 말하긴 어려울지 몰라요. 다만 그때 전 관계를 붙들 의지가 없었어요. 애인이 동료에 비해 못해보이더라고요.” 바람이 들 수야 있지만, 문을 닫는 건 의지 문제였던 것.
서울 사당동에 사는 강○○ (28) 님은 애인의 바람으로 인한 이별을 털어놓았어요. 그에 따르면 접촉은 곧 접선(!)으로 이어지게 돼 있었죠. “애인에게 평소 친한 동생이 있었어요. 그 동생도 여친이 있었는데, 여친과의 문제를 제 애인에게 상담하더군요. 저도 만난 적이 있는 동생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카톡이 잦더니 어느 순간 따로 만나더라고요. 안쓰럽고 신경 쓰인다나?”
그에 따르면 바람은 곧 행동이었어요. “사람 사귀는 게 얼마나 품이 드는 일인데요. 에너지가 많이 들죠. 근데 나한테 쏟을 에너지를 다른 사람한테 쏟는다? 그 사람 아프다고 버선발로 택시타고 간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누군가와 만날 접점을 만드는 게 바람이라고 봐요. 이것도 스킨십이라면 스킨십이겠네요.”
직접 행동하거나, 최소한 행동을 바로잡을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부터 바람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현실은 한층 복잡했습니다. ‘단둘이 만나서 술 마심’ ‘단 둘이 만나 영화를 봄’ ‘둘이 키스함’ 등 비교적 명확한 상황 외에 모호한 상황이 많았죠. 가령 인스타그램 DM처럼요.
경기 부천시에 사는 민○○
(26) 님은 “내용을 보여줄 수 있으면 괜찮아요”라고 강조했어요. “유머짤 같은 건 별 내용도 아니고, 친구나 지인 누구랑도 주고 받을 수 있죠. 근데 핫플을 저보다 친구… 그러니까 여사친한테 먼저 공유한다? 이건 좀 기분 나쁠 것 같아요. 만남의 예고장이잖아요!”
”연락도 연락인데, 그 연락을 ‘숨기느냐’가 핵심 같아요.” 서울 망원동에 사는 진○○ (29) 님은 ‘은밀함’에 주목했어요. “애인이 폰을 뒤집어두는 스타일이거든요. 전에 한 번은 술을 마시다가 애인이 자리를 비운 새 폰에 진동이 오더라고요. 슬쩍 뒤집어 봤더니 ‘어디야?’라는 톡이 와 있었어요. 누구냐고 물었더니 폰을 왜 보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냥 ‘미리보기’ 본 게 다 였는데.” 여전히 그날의 기억은 미심쩍다고 덧붙였어요.
직장 동료에 대한 관심으로 애인과 헤어졌던 김○○ 님은 양심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전했어요.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는데, 애인 아닌 다른 사람이 생각난다고 쳐요. 잠깐은 그럴 수 있죠. 그런데 고민이 있을 때, 시간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떠오른다면 의심해 봐야죠. 자기 자신을요.”
애인 대신 누군가를 떠올리는 행위. 그 빈도나 강도가 내적 바람(?)을 가르는 척도가 될 수 있었는데요. 그녀는 “적어도 ‘진짜’ 바람을 피고 싶진 않다면, 지금 관계에 뭐가 빠져 있는지 돌이켜볼 수 있어요”라며 경험자의(?) 조언을 덧붙였어요. 일시적인 바람은 오히려 관계를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었죠.
그렇다면, 바람필 징조를 점검해 볼 수도 있을까요? 김○○ 님은 ‘목적 없는 만남’을 실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어요. “저도 첨엔 동료들과 스터디 한다는 게 시작이었잖아요. 그런데 나중엔 야근 핑계로 밥을 먹고요. 결국 만남에 목적성이 옅어지면, 공적인 관계가 사적인 관계로 넘어가는 신호에요. 마음이 변질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강○○ 님은 ‘우선순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썸 탈 때는 다 그럴 수 있어요. 나나 쟤나 동급으로 두고 재는 거니까요. 그런데 애인이 생기면 그러면 안 되잖아요. 친구나 지인이 힘들든 뭐하든 간에 제가 ‘싫다. 안 만났으면 좋겠다’하면 제 말을 들어줘야죠. 우선순위가 저쪽에 실리는 순간 관계가 기우는 거예요.”📉
’핫플 공유’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민○○ 님은 “저와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과 하려고 한다면 의심할 것 같다”고 했어요. 그러면서도 ‘당당함’을 전제로 붙였죠. “전 쇼핑을 좋아하지만 애인이 안 좋아하면 다른 사람이랑 갈 수 있겠죠. 대신 당당해야 해요. 나 이번주에 ◇◇ 팝업 갈 건데, 철수랑 간다?하고.! 저도 진짜 남자로 안 보는 남사친이 있거든요. 애인이랑 같이 볼 수도 있어요!”
마냥 모호할 것 같은 바람의 기준. 적어도 몇 가지 잣대로 체크해 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 혹시 애인을 곁에 두고 누군가에게 흔들리고 있다면, 현 상태를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떠나고 후회하지 말고요!🥲